2007년 05월 19일
언젠가 세상에 대한 판단과 비교를 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을 즈음..(아마도 고등학교를 다닐 즈음인 것 같다.)
우리집이 가장 행복하다....라는 착각속에서 깨어나 혼란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어릴적 다 같이 모여 TV를 보다가 슬픈장면이 나오면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다른 사람들이 우나 안우나를 살피면서 억지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어~! 운다~! 울보다~! 에~~~' 하며 서로 약올리며 놀았다.
그렇게 감정을 감추는 것을 배워왔던 것 같다.
아마도 그때 그런 놀림을 먼저 시작했던 우리오빠는 눈물 흘리는 분위기를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까?
무뚝뚝하고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해 툭툭 내던지는 듯한 장난스러움..
이전에는 가족관계는 당연히 이런 것...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내가 그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을 해서, 장난스러움 안에 숨겨져 있던 사랑을 온 몸으로 느꼈던 것일까?
내 어린 시절은 뜸뿍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모습을 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집안의 어려움들을 겪어내고
쓸린 상처에 깎여져 나가고 가시가 돋히고...
그런 영향으로 조금씩 지치고 너덜너덜해져서 까슬까슬한 느낌이 나지만...... ...
아무튼 그 시절 우리집의 분위기와 많이 다른 한 친구를 보았다.
서로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껴안고, 뽀뽀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온 몸에서 닭살이 돋는 느낌에 '웩~' 하며 가식적이라고 표현했었다.
그러나 그 모습들은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아마도 그것이 내가 드라마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는 드라마를 보며 각 등장인물들간의 관계나 표현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닮고 싶든 아니든 자신의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게 되어 있다고.......
그리고 오늘.. 가까운 누군가도 그랬다...
"그렇게 많이 표현하며 사는 사람들.. 별로 없어... 우리 부모님도 안그러시고, 너네 부모님도 안그러시잖아..."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
난 온갖 드라마들을 보면서 따뜻하게 감싸안고 표현해주고, 이해해주는 그런 집안들의 분위기를 연구하고 상상해 보곤 한다.
'내가 나중에 가정을 이룬다면 저런 분위기로 만들어야지.. '
'아~ 저럴때는 저런 말을 상대방에게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우리집에서 저런 방식으로 하지 않는데, 저렇게 표현하니까 배려를 해 줄 수 있구나..'
등등...
많이 보고 많이 꿈꿨다... 비록 쉽게 닮아가긴 힘들겠지만...
그런데 가까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족상이...
난... 무척 난감하다..
내가 좋아하는 시트콤.. 내 인생을 시트콤 처럼 꾸며가고 싶다고 이력서에 쓴 적이 있다.
시트콤.. 인간 내면의 깊숙한 유치함과 어리석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극.
극중의 인물들은 각각 모두가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바보같아 보이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자유롭게 표현하고, 행동한다.
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때로는 유치할 정도로 마음속 흐름을 내보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면서...
가족간에 서로 마음속 깊숙이 있는 진심을 표현하며...
예쁘지 않아도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아 일깨워주며, 마음으로 안아주면서 말이다.
# by 윈프리 | 2007/05/19 04:22 | 트랙백 | 덧글(0)